청소년, 담배보다 학업 스트레스로 약물 오남용 문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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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유해 약물 오남용 문제가 사회적 경고등을 켜고 있다. 최근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생 담배를 피워본 경험이 있는 청소년보다 마약류 약물을 비의료 목적으로 사용해본 청소년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학업 집중력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를 오남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청소년 유해약물 사용 실태 및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중·고등학생 3,3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2%가 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수면제 등 마약류 약물을 비의료용으로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같은 조사에서 담배를 한 번이라도 피워봤다고 응답한 비율인 4.2%를 앞지른 수치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약물 접근성이 흡연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보편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손을 대는 약물은 단연 ADHD 치료제였다. 최근 6개월 이내에 비의료 목적으로 마약류를 사용한 학생 중 24.4%가 ADHD 약을 꼽았다. 원래 주의력 문제나 충동 조절 장애를 겪는 이들에게 처방되는 이 약물이 일부 학군지를 중심으로 ‘공부 잘하게 하는 약’으로 둔갑해 퍼진 결과다. 복용 빈도 또한 심각해, 해당 약물을 복용한 청소년 4명 중 1명꼴인 23.1%가 한 달 평균 20회 이상 상습적으로 약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수도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충북 지역에서도 ADHD 치료제 처방 인원이 지난 4년 사이 88.5%나 급증하는 등 전국적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SNS와 메신저를 통한 비공식 거래 등 비대면 경로가 활성화되면서, 청소년들이 처방전 없이도 손쉽게 약물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점이 오남용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학업 경쟁에 내몰린 청소년들은 약물뿐만 아니라 카페인에도 강하게 의존하고 있다. 응답자의 61.2%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고 있으며, 10명 중 1명은 사실상 카페인 중독 범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인을 찾는 이유의 절반 이상이 시험공부나 과제 수행을 위해서였다.

특히 입시 부담이 큰 고등학교 2·3학년에서 카페인 의존도가 가장 높게 나타나, 과열된 입시 경쟁 속에서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카페인과 약물을 선택하는 서글픈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연구진은 “단순한 호기심이나 일시적 일탈을 넘어, 집중력 향상과 학업 효율 증진이라는 목적 중심의 약물 사용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청소년들의 심리적 취약성을 파고드는 유해 약물 유통에 대한 엄격한 단속과 함께, 학업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근본적인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국마약신문=표경미 기자)

작성자 한국마약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