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설명 : AI 이미지, 동물용 마약류의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 식약처와 국회가 관리강화에 나섰다.)
정부·국회 관리망 조인다
식약처, 프로포폴 사용내역 분석해 46곳 점검…28곳서 관리 의무 위반 적발
동물병원 원내 투약도 소유자 인적사항 보고 추진…마약류 추적관리 강화
프로포폴 불법 유출 사건까지 발생…동물병원 마약류 관리 허점 도마 위
동물병원이 의료용 마약류 관리의 사각지대로 지목되면서 정부의 관리 강화와 국회의 법 개정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가 동물병원 밖으로 불법 유출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정부 점검에서도 다수의 관리 의무 위반 사례가 확인되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일 동물병원의 프로포폴 사용내역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위반 가능성이 높은 동물병원 46곳을 선별 점검한 결과, 28곳에서 마약류 관련 법규 위반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식약처와 지방자치단체 보건소는 해당 동물병원에 대한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점검에서는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의 처방·투약 적정성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보고 의무 준수 여부, 재고량 관리 등이 집중적으로 확인됐다. 주요 위반사항은 마약류 취급내역 지연 보고와 처방전 또는 진료기록부 기재사항 위반 등이었다.
특히 위반 가능성이 높은 동물병원을 빅데이터로 선별해 점검한 결과 대상 병원의 약 60%에서 문제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동물병원 의료용 마약류 관리체계를 보다 촘촘하게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서도 제도 개선에 나섰다. 남인순 의원은 지난 19일 동물병원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원내 처방·투약할 때도 동물 소유자 등의 인적사항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수의사가 의료용 마약류를 원외 처방하는 경우 동물 소유자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보고해야 하지만, 동물병원 안에서 처방과 투약이 완료된 경우에는 이러한 정보의 보고를 예외로 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 예외조항을 없애 원내 투약까지 추적관리 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실제 동물병원을 통한 프로포폴 불법 유출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경기지역의 한 동물병원 원장은 자신이 관리하던 프로포폴을 외부에 불법 판매한 혐의로 구속됐다. 수사 과정에서 동물 치료용으로 관리돼야 할 의료용 마약류가 병원 밖으로 유출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동물병원 마약류 관리체계의 허점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식약처는 앞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의료용 마약류 취급내역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여기에 국회의 원내 투약 보고 의무화가 입법으로 이어질 경우 동물병원에서 처방·투약되는 의료용 마약류도 동물 소유자 정보와 연계해 보다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게 된다.
동물 진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프로포폴과 케타민 등 의료용 마약류가 불법 유통시장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번 제도 개선의 핵심이다. 최근 잇따른 점검과 입법 움직임을 계기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리가 느슨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동물병원 의료용 마약류 관리체계가 한층 강화될지 주목된다. / 표경미 기자